정치

국과수 유전자 감식 결과(2차)_서해일기_제5장 진실의 문에 한발 다가서다

최재욱튜브 2024. 12. 2. 20:28

국과수 유전자 감식 결과(2차)

      2022년 8월 17일

  해경의 월북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된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됐다."라는 발표 내용을 뒤집는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2020년 9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선원들의 진술만 취사•선택해 슬리퍼 주인이 '실종자(대준)의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에선 슬리퍼에서 여러 명의 DNA가 나와 실종자의 것이라 특정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이번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재차 이것을 확인해 준 것이다. 배에 남아 있던 슬리퍼는 '공용
(共用)'인 것이다. 슬리퍼를 근거로 '월북물이'를 했던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 윤성현 전 해경 수사정보국장 등은 대준이를 국가 보안법 위반자로 무시무시한 월북자로 몬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할 것이다.

       8월 22일

  오전에 서울중앙법원에서 해경 김홍희. 윤성현, 김태균의 조정심의가 열렸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의 손배소 청구권 관련 재판이었다. 조카가 원고이지만 시험 때문에 참석을 못해 부득이 내가 참석했다. 조카는 해경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손해배상 금액 2,020만 922원을 청구했다. 이 금액은 우리에게는 의미가 있는 액수이다. 대준이가 사망한 2020 년 9월 22일을 상징한 숫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해배상 청구 금액이 너무 적어 이 인간들이 얕잡아본 건지 아니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혼미한 것인 지 피고 측 변호인은 조정심의 과정에서 황당하고도 경악스러운 발언을 늘어놓았다. 피고 측 변호사는 "공직자가 그 사실대로 했다면 공직자로서 자격도 없고 잘못된 것이기에 한 10억 정도는 청구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라고 빈정됐다. 피고들과 변호인들 간에 충분한 대화가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심의 과정에서 전달됐다고 판단한다. 즉 변호인의 발언이 피
고인의 발언인 것이다. 물론 변호사 말대로 차근차근 10억 아니라 100억. 그 이상이라도 청구를 할 것이다.

손해배상뿐단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까지 요구한 이유는 김홍회 전 해경청장의 명의로 직인도 없이 딸랑 한 줄 발표한 장난 같은 사과문 때문이었다. 인권위 결정문을 근거로 잘못된 허위 발표와 반인권 반인륜적 행위를 해경이 앞장서서 했기에 이 부분의 사과를 제대로 진정성 있게 하라고
했던 것인데 조정관의 요청에도 피고 측은 사과를 거부했다.
사과받을 우리에게 초안을 작성해달라고도 했다. 그들은 여전히 사과할 생각도 없는 파렴치한 자들이었다.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에 따랐으니 자기들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어떻게 이자들은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이렇게 후벼파는가 대한민국 국가기관이 국민을 상대로 뻔뻔하게 거짓과 조작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이런 막말을 퍼부을 수 있을까.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자들이었다. 국가 기관 관계자들이 조작하여 선동한 이후 우리 가족은 얼마나 많은 욕설과 협박에 가까운 말들을 들었는가. 재판과 헌법이 장난인 줄 아는 이 자들에게 어떤 응징을 할 수 있을까.

       9월3일

  킨타나 보고관의 임기는 2022년 7월 31일로 종료됐다. 곤이어 그 후임으로 페루 국적의 엘리자베스 살몬이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됐다. 신임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을 신청했고, 한 달도 지나지 않은 9월 3일 방한한 살몬 보고관을 만날 수 있었다. 면담에 앞서 살몬 보고관께 다음과 같은 요청서를 보냈다.

        요청서
•수신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 안토니오 구테 헤스 유엔 사무총장
•발신:이래진

  상기인 이래진은 가족을 대표하여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께 북한의 끔픽한 만행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유엔의
국제적 공조를 확고히 하고자 본 요청서를 작성합니다.

  2020년 9월 21일 새벽 2시경 대한민국 서해 소연평도 남방 1.2mile 해상에서 실종되어 표류 후 NLL 북측 해역에서 발견되어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되는 끔찍한 사고에 북한과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구조나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데 국내법과 국제법상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만행도 모자라 당시 대한민국 정부 당국은 월북이라고 조작하여 지금까지 조사와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바. 1)이래진이 유엔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합니다. 2)이대준의 사망과 관련하여 남북한 및 유엔으로 구성된 3자 협의체로 진상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3)판문점에서 북한 실무자들에게 직접 유족이 사망과 관련된 경위를 들을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북한을 규탄하는 국제포럼을 개최하거나 국제포럼에서 초청하여 연설할 수 있게 요청합니다.

  현재 정부가 바뀌었고 당시의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그날의 끔찍한 사건을 다시 수사하고 조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저희는 너무도 힘든 인권적 피해를 입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고 자유와 평화의 노력을 위한 유엔에서 국제적 공조와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유엔 연설이 필요합니다.

  지난 세월 미국의 원비어도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로 목숨을 잃은 비극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국제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국제 사회의 강력한 조치를 시작할 수 있는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의 대표들에게 요청합니다. 이러한 비극을 국제 사회에 알려서 강력한 공동 대응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저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만행을 알리고 국제 공조를 위한 연설을 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9월3일
                             북한 피격 사망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의 형 이래진

  살몬 보고관과는 한 시간 정도 면담을 했고, 내가 유엔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일반인이 유엔에서 연설하려면 상당히 힘들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번 기회에 유엔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달라 고도 말했다. 또 남•북•유엔 3자 협의체 진상 조사와 판문점에서 북한 실무자의 사망 사건 경위 설명 및 북한 규탄 국제포럼이 개최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대준이의 월북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인천해경 수사결과통지서, '자진 월북' 해경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동생과 유족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등 관련 자료를 살몬 보고관에게 전달했다 살몬 보고관은 사실을 밝히고 비극의 재발을 막으려는 유족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했으며, 자신이 나와 우리 가족을 돕기 위해 여기 있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위로했다. 만남에 앞서 조카는 살몬 보고관에게 "더는 사실이 왜곡되고 진실이 은폐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라며 "아버지의 죽음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 가족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살몬 보고관은 조카의 편지에 대한 답장에서 "아버지에게 찍힌 낙인(stigma)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들었다."라며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유족들이 그간 기울인 노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