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약속하고 감자를 심은 사람_대통령이 된 간첩,PART5,CHAPTER3
고구마를 약속하고 감자를 심은 사람
"부동산 빼놓고는 꿀릴게 없다" 2006년 말 노무현이 한 말이다. "부동산 빼고는 다른 건 성공적으로 잘 되고 있다" 2021년 6월 문재인이 한 말이다. 친구 사이였다는 두 사람은 15년 터울을 두고 같은 말을 했다. 그들이 통치하는 동안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는 말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통 용되는 "민주당 세상이 되면 집값이 더 오를거야. 한 채 사둬"라는 말을 두 친구는 판박이처럼 실현했다. 그들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집 없는 국민 만들기'를 판박이처럼 성공했다. 대통령이 된 두 친구 모두 자신의 백성이 집을 가지지 않길 원했다.
돌아온 부동산 혁명가
2017년 8월 2일 국토부 장관 김현미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휴가 중이던 그의 갑작스런 출근에 기자들은 의아했다. 그가 휴가를 가기 전까지는 계획에 없었다는 뜻이다. 의문은 다음날 풀렸다. 김현미가 아닌 청와대 사회수석 김수현이 추가 설명에 나선 것이다. 김수현은 말했다. "내년 4월까지 집 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김수현은 이 8·2대책은 물론 임대차3법 등 문재인 집권기에 가격을 폭등시킨 모든 부동산 정책의 핵심 설계자였다. 집을 팔라는 그의 말은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지속된 집 값 폭등의 도화선이 되었다. 김수현은 노무현의 청와대에서 청와대 국민 경제비서관을 지내며 부동산정책을 총괄했고, 문재인의 청와대에서도 사회수석과 정책실장으로 있으며 다시 부동산 정책의 총사령관이 된다. 노무현 정부 17번, 문재인 정권 27번, 도합 44차례의 부동산 대책 모두는 그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있었다. 그는 8·2대책을 추가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정부는 어떤 경우에든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비장한 결의를 드러내고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온당치 않다"고 분명한 반대의 의사를 보였다. 그리고 “참여정부 부동산 실패론과 공급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께 내가 쓴 책 두 권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며 그의 저서를 소개했다.(중앙일보, 2017.8.18)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분명했다. “민주당 세상이 되면 집값이 오를 거라고 했잖아" 이구동성이었다.
김수현은 자신의 저서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성향을 보인다... 보수당이 자가소유촉진책을 편 것은 정치적으로 계산된 것이다...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보수당에 주로 투 표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민주당에 투표한다"고 했다. 이것이 김수현 부 동산 정책의 기본 철학이다. 그는 국민의 주거안정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좌익정당의 표계산으로 부동산에 접근한다. 자기 집을 가지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중산층은 좌익에게는 적이다. 중산층을 몰락시켜 정부에 의존하는 가난한 인민으로 만드는 것은 레닌 이래 모든 좌익 정권의 기본 정책이다. 김수현의 부동산 정책의 기본 철학도 여기에 있었다. 노무현 정 부에서 집값을 폭등시켜 서민이 자가를 가지기 어렵게 만드는데 성공한 김수현을 문재인이 다시 기용한 이유다. 문재인이 성공할 차례였다.
김수현의 부동산 정책은 우선 수요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출이자 인상 등 대출규제의 방법으로 서민의 부동산 금융 접근을 어렵게 하고, 종부세 등의 부동산 보유세는 물론 거래세까지 부동산 관련 모 든 세금을 폭탄의 수준으로 올린 것은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의 첫째 원인으로 공급 부족 을 꼽으며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를 공급확대의 주요 방안으로 제시했 다. 그러나 김수현과 문재인은 오히려 재건축과 재개발을 억제한다. 전문 가들이 제시한 해답과는 거꾸로 간 것이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억제한 결과는 노무현 정부에서와 똑 같았다. 집값이 폭등한 것이다. 서민은 내집 가지기를 포기하거나 교외로 지방으로 이사했으며, 청년들은 영끌로 집을 사고 월급의 대부분을 대출 이자로 지불했고, 현금을 가진 부자들은 투기를 목적으로 집을 사들이고 집값을 더 올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한 김수현의 경험을 반영하여 집 값을 잡을 것으로 기대한 국민의 바램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것이 과연 실패일까. 국민에게는 실패가 분명하다. 그러나 김수현과 문재인에게는 성공이었다. "중산층을 분쇄하라"고 한 레닌의 교시대로 된 것이다. 김수현과 문재인은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고는 실제는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고집했다. 고구마를 심겠다고 약속하고 감자를 심은 것이다.
원조 수박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요. 전국적으로 오히려 하락 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 19일 문재인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다는 말은 물론 거짓말이 다. 그때까지 이미 17 차례나 내놓은 대책은 모두 폭등한 집값을 잡기 위 한 것이었다. 이어 2020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집값이) 일부 지역에서 급격한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집값 상승은 전국적 현상이었고, 그의 정권은 공급확대만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근본대책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여전히 거꾸로 갔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2020년 7월 16일 국회에 나온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그해 하반기 부동산 가격은 폭발했고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번 벼락부자의 소식은 가까이서도 흔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그의 민주당 동지들은 '수박'이라 부른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집값이 잡혔다고 말하는 사람도 수박일 것이다.
임대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2020년 7월 30일이고 다음 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다. 야당 의원 주호영의 말대로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경제 정체성을 파괴하는 이 법안은 폭탄이었다. 이 법이 시행되자 곧 전셋집 품귀가 시작되더니 10월이 되자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191까지 치솟아 19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그 많던 전세 물건은 씨가 마르고 전셋값은 폭등했다. 문재인은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킬 것"(2020년 10 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이라고 했다. 그는 이 법이 전셋값 폭등시키는 상황을 목도하면서도 이 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전 히 달나라에 살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국민은 "이제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고구마가 아닌 감자를 심기로 작정한 문재인은 감자심기를 멈추지 않았다.
위가 뚫린 집값
2017년 5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41만 원이었다. 2021년 5월에는 3806만 원이었다. 4년만에 86.5%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폭등의 시 간으로 기억하는 노무현의 첫 4년 상승률 74.6%를 넘어선 수치다. 2.64% 가 하락한 이명박 정부 첫 4년, 18.6% 상승한 박근혜 정부 첫 4년과는 선명하게 대비된다.(매일경제, 2021.6.10) 서울지역의 평균 아파트 가격을 보면 폭등은 더 분명해진다. 2018년 3월 7억, 19년 3월 9억, 21년 4월 11억, 21년 10월 12억 원이다.(연합뉴스, 2021.10.25, KB국민은행 자료) 전국으로 확대 해도 폭등 추세는 같다. 2017년 4월의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 2억8400만 원은 2021년 9월에 이르러 5억400만 원으로 77% 오른다.(YTN, 2021.10.15. 한국부동산원 자료) 2021년 전국 집값은 9.9% 상승하여 15년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특히 3분기의 경우 24% 상승하여 54개 비교 대상국 중 1위를 기록했다.(매일경제, 2021.12.27) 문재인의 경이로운 집값 성적표다.
통계가 하는 말과 대통령의 말은 또 달랐다. 문재인은 2021년 11월 21 일에 가진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금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그의 퇴임을 반 년 앞둔 그즈음부터 그의 퇴임 자체가 요인이 되어 집값은 안정되고 있었다. 그러나 국민은 "3억 하던 집을 10억으로 만들더니 9억 되니까 안정이라 하네요"라며 조소를 보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당은 20% 미만의 상승률을 두고 "미친 부동산 가격"이라며 공격했다. 근로자가 월급을 모아 서울에 소재한 25평 아파트를 구입하 기 위해 박근혜 정부에서 21년이 걸린 반면 문재인 정권에서는 36년으로 15년이 늘었다.(조선일보, 2021.8.12) 이 비교를 본다면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가격은 미친 것이 맞다. 그때는 문재인 시대에 비교하면 미칠 정도로 싼 가격이었다. 미친 듯 오르던 집값은 문재인의 퇴임을 6~9개월 앞두고, 차기 대선을 4~7개월 앞둔 2021년 하반기부터 진정되기 시작했다. 문재인의 퇴임과 정권 교체 가능성이 집값을 잡은 것이다. 문재인이 집값을 고의로 올리고 있다는 것을 시장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팔지 않고 버틴 수하들이 진실을 말했다
문재인과 부부 모임 자리를 자주 가질 정도의 절친 사이로 알려진 김조원은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조국에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둔 문재인 정권은 고위직 중 다주택자의 집을 팔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집을 여러채 소유하여 교체 대상이었던 김조원은 본인 주택을 처분하기로 하고 유임되었다. 그러나 그는 송파 구에 소재한 시세 19억의 아파트를 22억으로 부동산 중개소에 내놓고 팔리지 않는다며 버티었다. 언론이 이런 매각 시늉을 더 문제로 삼자 그는 매각이 아닌 민정수석 사임을 선택했고 그와 함께 청와대의 여러 고위직도 줄줄이 사표를 던졌다. 문재인은 집값을 잡겠다고 누누이 공언했지만 그의 절친과 청와대 수하들은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 고 그래서 직 대신 집을 선택한 것이다. 이 사실은 국민에게도 집값이 계 속 오를 것이라는 시그널이 되었고 그래서 집값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집값 대책의 주무 장관인 김현미의 작태는 더 한심하다. 그는 2017년부터 이미 "집값 폭락할 테니 집을 팔라”거나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팔라"며 다주택 국민을 향해 처분을 권유했다. 그런 그가 2021년 12월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는다. 가족끼리 부동산을 사고 판 혐의로 시민단체 로부터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한 것이다. 자신 이 한 말을 자신도 믿지 않았거나 알고도 거짓말을 한 것이다.
정권 참여자들의 이런 행태를 지켜보던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 김 헌동은 청와대를 거쳐간 1급 이상 참모들의 아파트 가격을 전수조사 한 후 다음의 결과를 내놓는다. 65명의 수석급 이상의 아파트 가격이 그때까지 3년간 평균 40% 올랐으며, 그 중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10억, 최고 16억까지 올랐다고 했다.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 3인의 경우 장하성 10.7억, 김수현 10.4억, 김상조 4.4억에다 비서실장 노영민은 52%가 올랐다.(TV조선, 2020.7.18) 문재인 자신이 임명한 최측근의 집값이 이렇게 올랐는데도 문재인은 줄곧 '안정'을 반복하고 어떤 때는 '오히려 하락' 을 말했다. 문재인 이 사람 거짓말쟁이다.
문재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그의 민주당 동지가 증명해 준다. '대한민국 반역이라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4년 2개월 동안 감방살이 를 한 공훈이 인정되어 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재선 국회의원이 된 진성준 은 2020년 7월 16일 저녁에 방송된 '집값 이번엔 과연 잡힐까'라는 주제 의 'MBC 100분 토론'에 패널로 참석하여 집값 안정의 의지를 강하게 반복 피력하며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야당과 격론을 벌였다. 토론이 마무리 되고 그는 말한다. "(집값)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어제 오늘 일입니까." 아직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내뱉은 그의 말은 방청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문재인이 국회에 나와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 바로 그날이었다. 낮에 대통령이 한 말을 진성준이 밤에 뒤집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자들의 이중이론이다. 낮에 문재인은 선전이론을 말했으나 그날 밤 진성준이 실천이론을 실토했다. 문재인이 또 거짓말을 한 것이다.
권력의 실세가 아닌 힘없는 공직자들은 정권의 눈총을 이기지 못하고 속속 집을 처분했다. 그러나 문재인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수록 뱃심좋게 버티었고 이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문재인의 말은 거짓말이고 오히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실제 문재인이 물러나기 6개월 전에야 집값 상승은 멈춘다. 그의 거짓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것이 집값이 안정된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국민은 문재인이 고의로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의 퇴임 자체가 집값을 안정시키는 비결이 된 것이다. 집값잡기는 의외로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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